<한성의 통일논단>긴장된 한반도 정세가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첨예화되고 있는 북미군사대결전
정세 긴장의 분수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공동성명에서 북에 대한 ‘대화·관여’를 폐기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을 지워버린 것이다. 그 자리에 미국은 북핵 위협 ‘억지’로 채웠다. 이를 위해 2018년 이후 가동이 중단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어 한미연합군사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미공동성명은 특히,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를 적시하고 있다. 언론은 '핵에는 핵으로'라는 말로 설명했다. 강력한 대북적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을 동원해 그렇듯, 한반도 정세를 일거에 오바마-이명박근혜 시기로 회귀시켜버린 것이다.
북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과 방일을 마치고 귀국하고 있는 중인 귀국하는 25일,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벌였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ICBM 화성포-17형 등 3발이라고 했다. 북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핵무력 강화활동이 아니라 일반적인 국방력 강화활동으로 이해됐다. 이에 펜타곤이 나서서 정세를 의도적으로 격화시켰다. 미 해군이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미해군항모강습단 연합훈련을 한 것이다. 훈련엔 핵 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를 비롯해 순양함 엔티텀함, 이지스 구축함 벤폴드함 군수지원함 빅혼함 등이 참가했다. 이 중 레이건함은 길이 333m, 폭 77m에 높이 63m 규모로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축구장 3개 넓이 비행 갑판에 F/A-18 슈퍼호넷 전투기, MH-60R 해상작전헬기, 적 레이더를 교란하는 전자전기 그라울러(EA-18G), 공중조기경보기 호크아이(E-2C) 등 함재기 70여 대를 탑재한다. 미국은 이 훈련에 한국 해군의 상륙강습함 마라도함,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구축함 문무대왕함 등을 동원시켰다. 미 핵항모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주도한 건 2017년 11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이자, 미국이 한미공동성명에서 '한반도와 주변에서 훈련 범위와 규모 확대'를 결정한 지 12일만이다. 가히 전광석화다.
이에 대해 북은 5일 오전 약 35분간 평양 순안, 평남 개천, 평북 동창리, 함남 함흥 일대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SRBM 8발을 발사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 또한 일상적인 국방력 강화활동이었기에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이 가만 있지 않았다. 곧바로 F-35A 등 전투기 20여대를 동원하는 한미연합공중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어 주일미군이 해상 자위대를 동원해 탄도미사일 탐지.요격훈련을 실시했다. 다음날엔 새벽 4시 45분부터 10여 분간 한미 연합으로 지대지미사일 8발로 대응 사격을 했다.
현 시기 미국이 구사하는 대북군사적대에서 정점엔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22)' 훈련이 자리하고 있다. 태평양 괌 해상 등에서 6일부터 시작해 17일까지 이어지는 이 훈련엔 로널드 레이건호와 에이브러햄 링컨호 항모강습단,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 그리고 제94 육군방공미사일방어사령부, 제1·3 해병원정대(MEF), 제36 비행단 등이 동원돼 있으며 항공기 200대 이상 그리고 육·해·공군, 해병대, 우주군 병력 약 1만3천명이 투입됐다. 최근래에 접하기 어려웠던 대규모 훈련이다. 이중 하와이에 있는 94사령부는 아태지역의 미군 탄도미사일방어(BMD) 작전을 지휘하는 부대로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 기지와 일본의 패트리엇 포대 등을 관장한다. 이 훈련에서 미국은 북의 ICBM 탐지 및 요격 가상훈련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최근에 '죽음의 백조'로 불리우는 B-1B 전략폭격기 4대를 괌에 배치한 것 역시 극히 주목된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우리가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미 군사전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B-1B의 괌 배치를 북에 대한 무력시위로 해석했다. B-1B는 괌에서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북의 6차 핵시험 후,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 동해상 국제공역을 비행한 이후 한국의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다.
미국의 대북적대는 이렇듯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총회에서 목소리를 높힐 정도였다. 8일 열린 유엔총회에서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가 미국을 향해 "대북 제재 완화와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비롯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만 하지 말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장 대사는 이어 "북한이 2018년 비핵화 조치에 나선 이후 미국 측은 상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북한의 적법한 우려에 대응하지 않았다"며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미국 쪽으로 돌렸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도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제재 면제 확대 조치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대북적대에 그렇다면, 북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것은 미국만의 독점영역이 아니다. 한반도 정세를 주동하는 것은 사실상, 북이다. 미국이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켜 대북적대를 강화하고 또 그를 통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을 미국의 종속체계에 더 끌어매려하는 것에 대해 북은 그에 비례하거나 더 강하게 대미타격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 시키는 전략적 행보를 가져가게 될 것이다.
북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8일부터 시작되었다. 북은 지난달 12일 당 정치국 협의회에서 '6월 상순'에 제8기 제5차 당 전원회의를 열어 지난해 연말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올해 국가정책 집행실태를 중간평가하고 '일련의 중요문제들'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었다. 북 조선중앙통신은 "위대한 우리 국가의 부강발전과 인민의 복리를 위한 역사적 투쟁에서 맡고있는 중대한 책무를 깊이 자각한 전체 참가자들의 높은 정치적 열의 속에 전원회의 확대회의는 의정토의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를 근거로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연합뉴스에 "확대회의 형식이라 말단 조직의 간부까지 참석하면서 참가자가 1천여명 규모로 추정된다"며 '미니 당대회'란 성격도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강대강으로 치달아 있는 북미관계에 특단의 출로가 마련되지 않는 경우 한반도 정세가 전쟁전야로 향하게 될 것은 가히 필연이다. 반전은 분단체제에 살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바라는 시민들에게 주어진 고유의 몫이다. 그에 따라 시민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있다. 무엇보다 반미반전을 움켜쥐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북의 핵전략 강화에 대해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벌이는 일상활동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갖는 일이다. 실천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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