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모의 이슈진단]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에 갔다 오다몽골 땅은 한국의 16배, 인구는 15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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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도 많이 늘었고, 최근에 드라마에서 어릴 때 몽골에서 실종되었다가 한국에 다시 돌아온 스토리를 가지고 방영하는 것을 보면 몽골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진 것 같다. 여기서는 얼마 전에 여행겸 다녀온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에 대해 느낀 소감을 간략하게 써보려고 한다. 몽골은 1년 중 8개월은 춥고 6월에서 9월까지 4개월 정도는 평균 20도 선선해 더운 여름을 피하기는 좋은 나라였다. 몽골은 연평균 강수량이 340mm 정도로 비가 적은 나라인데, 우리가 도착한 첫날, 둘째 날에 비가 많이 내렸고 그 덕에 무지개를 2번이나 보는 행운을 맞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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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땅은 한국의 16배, 인구는 15분의 1
20세기 초 몽골은 공산주의 국가였으나, 1991년 이후 민주 공화국 정치 체제를 취하고 있다. 칭기즈칸이 몽골 제국을 건국했으며, 몽골 제국의 제5대 칸인 쿠빌라이 칸 시절에는 국호를 원으로 개칭하였다. 현재 북쪽으로 러시아, 남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에 접하여 있다. 몽고(蒙古)라는 표현은 몽골족이 우매하다는 비하 어로, 몽골이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하며, 대한민국과는 1990년 외교 관계를 수립한 바 있고,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로 ‘붉은 영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도심에는 높은 빌딩과 아파트들이 많았고 새로 건설하는 빌딩과 아파트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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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 공항에서 내린 우리는 서북부에 있는 홉스굴에 가기 위해 기차로 500킬로 버스로 420킬로로 거의 천 킬로를 아침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온종일 갔다. 창밖에 보이는 끝없는 초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창밖을 봐도 드넓은 초원, 컴컴한 밤에도 드넓은 초원, 해가 뜨는 아침에도 드넓은 초원, 광활한 땅이 어떤 것인지 실감하게 된다. 몽골의 총면적 1억 5,641만1,574헥타르로 대한민국 면적인 1,004만 1,259헥타르의 15.6배로 넓다. 하지만, 인구는 344만 명으로 한국의 15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 인구의 50%는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살고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몇 개 도시에 살다 보니, 몽골 대부분 땅은 허허벌판으로 남아있다. 도로망과 정보통신망 등의 인프라 시설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 보니, 도심을 벗어나면 버스가 지나는 길로 도로가 형성되고 도로는 비포장으로 울퉁불퉁하고, 한국에서 로밍해간 전화는 작동이 원활하지 않아 불편했다. 한국의 교통통신망이나 정보통신망 등을 보면 한국이 정보선진국이라는 것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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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처럼 넓은 홉스굴 호수
완행 침대열차와 버스를 타고 온종일 달려 도착한 홉스굴은 몽골 북서부에 있는 호수로 면적은 2,760km2, 최대 길이는 136km, 최대 너비는 36.5km, 최대 수심은 267m, 평균 수심은 138m, 저수량은 480.7km3로 제주도의 1.5배 정도 되는 세계에서 14번째로 큰 호수이다. 홉스굴은 투바어로 "파란 물"을 뜻하며, 몽골에서 어머니의 바다라고 불린다. 홉스굴 호수는 이그 강과 셀렝게 강을 거쳐 바이칼호로 들어간다.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지점에 위치하며 바이칼호와 홉스굴호를 함께 묶어서 "자매 호수"라고 부른다. 홉스굴 호수를 보려고 쾌속선을 타고 50분을 달렸는데도 가도 가도 우리나라 남해와 같은 풍경이 계속되면서 내 눈엔 호수가 바다처럼 보일 정도였고, 그래서 쾌속선 안쪽으로 튀는 물을 찍어 입에 대보며 홉스굴호가 바다가 아닌 것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큰 홉스굴보다 더 큰 호수가 몽골에 한 개 더 있다고 하니 땅이 얼마나 큰지 하는 생각을 했고, 기차를 타고 가다가 기찻길 옆으로 흐르는 엄청나게 긴 강을 보면서, 수로 건설 등으로 물 공급을 잘하게 되면 삶의 질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몽골을 돌아다니며 불편했던 것 중의 하나는 손 씻을 물조차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몽골의 경우 8개월 정도가 겨울이고 호수도 꽁꽁 언다고 하니 이러한 호수와 강물을 활용할 수는 없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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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이 점차 푸르러지고 따뜻해지고 있었다
몽골에 도착하기 전에는 몽골 대부분이 황량한 벌판 내지는 사막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번 몽골 여행에서 본인은 사막 지역 등을 가지 않았기 때문에 몽골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몽골을 가로질러 천 킬로 이상의 드넓은 지역을 지나면서 본 것은 몽골이 황량한 곳이 아니라 풀들이 덮여 있는 초원과 여기저기 푸른 나무숲들이 조성되고 있는 나라인 것을 알게 되었다. 몽골에 있는 상당수의 나무는 몽골과 자매결연을 맺은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이십여 년 이상 꾸준하게 신경을 써서 가꾼 결과들이 많다고 한다. 몽골 정부에서 계획적으로 나무를 심으면 몽골이 푸르른 녹지의 나라로 변모하는 것을 시간문제일 것 같은데, 가이드는 “몽골에 인구가 적어 나무를 심을 사람들도 없다”라는 말을 했다. 천하를 제패했던 몽골의 현재 인구가 344만 정도로 적은 것을 보면, 인구가 국력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였다. 한편, 몽골의 기후가 점차 따뜻해지고, 비도 이전보다 더 많이 오면서 살기 좋은 조건으로 변화되고 있어서인지, 세계적인‘기후 온난화’가 몽골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말들도 나온다고 한다.
똥이 너무 많은 초원, 화장실은 우리나라 1970년식
몽골은 넓고 광활한 초원이 하늘과 맞닿아서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데, 초원을 걸어가다 보면 말똥, 소똥, 양똥, 염소똥 등 한두 발짝 건너 똥들이 둥글둥글 쌓여있는데, 이 모습은 개천을 건너갈 때 있었던 징검다리와 흡사했다. 똥을 밟을까 봐 초원을 만끽하며 뛰어다닐 수도 없는 것도 문제긴 했지만, 이 어마한 똥들이 하수나 강물로 흘러 들어가면서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들었다. 소똥이나 말똥은 연료로도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그 양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모색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았다. 더욱이 화장실이 많이 부족하고 화장실도 1970년대 우리나라 화장실처럼 구덩이를 파고 널빤지 두 개를 올려놓은 형태가 많았다. 길을 가다가 급하면 사람들이 우산으로 가려주고 볼일을 보는 때도 있었다. 어쨌든 화장실 문화는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이라는 것은 맞는 것 같았다.
몽골 주식은 고기, 몽골 전통음악의 내재된 힘
몽골의 주식은 양고기를 비롯하여 고기이고 채소나 과일로 만든 것은 귀했다. 몽골에서도 고기만으로는 비타민 C 등을 보충하기 어려워서 치즈나 유제품 등에 자연 비타민 등을 첨가해 새콤하게 만든 것들이 많았다. 식당에서는 상추,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 감자 등이 샐러드식으로 나오긴 했는데 그 양이 적고 제한적이었다. 몽골 들판에 부추, 민들레, 쑥, 산마늘 등 다양한 채소 풀들이 자라고 있기는 한데, 몽골에서는 그냥 잡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각종 채소뿐만 아니라 나무순, 식용 버섯 등 독성이 없는 상당 정도가 채소 요리의 대상이 되는 농경문화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고기를 주식으로 유목문화인 몽골의 차이를 음식을 통해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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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몽골에서 몽골 전통음악을 처음 들어보았다. 몽골의 전통적인 노래는 그들 마음 깊은 곳에서 뭉쳐있던 내부의 힘을 발산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회 곳곳에 세워져 있는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처럼 칭기즈칸 정신이 이들의 속에 잠재해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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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희토류 등 광물자원 매장량이 막대한 몽골
몽골의 발전 가능성은 구리, 희토류 등 광물자원의 매장량이 어마하다는 것이다. 구리는 전 세계 매장량이 세계 2위이고,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는 전 세계 매장량의 16%가 몽골에 있다 보니, 한국,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들이 탐내고 있다. 몽골 정부가 광석 수출로 인해 벌어들인 수입으로 아이들에게 매달 10만 원 정도를 지급한다고 하니 많은 자원 매장량이 몽골에는 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국보다 15배나 넓은 땅에 인구는 344만 명으로 한국의 15분의 1밖에 되지 않다 보니, 경제발전이 쉽지 않다고 한다. 전 세계 80억 인구 중에서 현재 중국이 14억 2,567만을 차지하고 있고, 최근 인도 인구가 14억 2,862만으로 중국보다 많아졌는데, 전 세계 실물 경제를 중국과 인도가 차지해 가는 것을 보면 인구가 자산이긴 한 것 같다. 출생률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한국의 경우, 인구문제는 남의 일은 아니고, 인구에 대한 중장기적 정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몽골 대통령은 2021년에 당선된 ‘오흐나 후렐수흐’
한국에 잘 알려진 몽골 대통령은 유도 선수였다가 기업가로 성공한 할트마깅 바트톨인데, 멋있게 생긴 이분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하다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대통령직을 수행했는데, 2021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한다. 몽골 대통령 선거제도는 2020년 4년제 연임 대통령제도에서 6년 단임제 대통령제도로 변경되었고, 현재 몽골 대통령은 2021년에 새로 당선된 ‘오흐나 후렐수흐’라고 한다. 문제는 인기가 많던 할트마깅 바트톨 전 대통령의 경우, 선거패배 이후 비리 횡령이 밝혀졌고 그로 인해 해외로 도피했다고 한다. 몽골 사람들 사이에서는 전 대통령이 한국으로 도피해 수술을 받는다는 말들도 있다고 하는데, 하여튼 현재 경찰들이 쫓고는 있으나 은신처를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능력이 있고 괜찮은 사람일지라도 대통령과 같은 어마어마한 권력을 잡게 되면 권력 남용이나 비리를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커지게 된다고 한다. ‘그 사람마저 그럴 줄 몰랐다’라는 것은 권력의 속성을 모르기 때문에 나온 말로,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감시를 멈추지 않을 때라야 비로소 성숙해진다’는 말이 맞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문화적 차이와 문화적 동질감을 느낀 여행
땅의 크기, 음식문화 등에서 문화적 차이를 느꼈지만 몽골 여기저기에 한글로 쓰인 GS편의점이 있고 이마트 매장이 있었으며 카페베네 커피솦이 있고, 한국과 몽골인의 얼굴도 비슷한 구석이 많이 있다 보니, 음식 문화의 이질감에도 불구하고, 문화적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유목민들의 주거지였던 게르 체험, 홉스굴 호수, 침대 여행, 울란바토르에서의 박물관, 칭기즈칸 동상이 있는 몽골 국회의사당, 자이승 전망대,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이고 몽골 마지막 황제인 복드한의 주치의로 몽골의 질병 퇴치에 공을 세운 이태준 선생 기념관, 복드한의 겨울, 여름 궁전, 테를지 국립공원 가는 길에 들린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 별밤 보기 등의 몽골 여행의 기억을 2023년 인생 벽에 걸어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