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윤석열, 육사 갔으면 쿠데타 했을 것..고발장은 윤석열 총장 지시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와 수사관이 작성한 것”"검찰의 이익을 위하고 대검이 20대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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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수 전 감찰부장이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 검사장의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발장 작성도 당시 (검찰)총장의 지시고, 나갈 때 컨펌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고발사주 의혹’ 재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육군사관학교에 갔으면 쿠데타를 했을 것’ ‘검찰의 역사는 빨갱이 색출의 역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의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공판에는, 그동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에 관여했다’고 주장해 온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전 부장은 당시 대검이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과거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한동수 전 부장은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검사를 감찰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석열 검찰총장 핵심 참모인 손준성 검사를 총선 개입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했다.
한 전 부장은 이날 2020년 3월19일 서울 서초구 한 식당에서 진행된 대검 간부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윤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들은 내용이라며 약 10분에 걸쳐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2020년 3월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문재인 정부와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갈등을 겪을 때였다.
한 전 부장은 “(당시 윤 대통령이) 만일 육사에 갔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 쿠데타는 검찰로 치자면 부장검사인 당시 김종필 중령이 한 것이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이) 조선일보 사주(방상훈 사장)를 만났다고도 했다. 반공정신이 아주 투철한 사람들이다. 전라도 사람보다 훨씬 (반공정신이) 투철하다고 말했다”며 “검찰의 역사는 ‘빨갱이’ 색출의 역사라고도 말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2020년 7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비밀 회동을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증언과 취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한다. 박상기 전 장관은 뉴스타파에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언론사 사주들과 사적으로 만났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윤 총장의 측근인 검찰출신 법무부 고위 간부에게 사실관계를 물었고, 그 간부에게서 소문이 사실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전 부장은 “(재판부 성향을 분석한) 판사사찰 문건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감찰방해 수사 방해 의혹 등은 고발사주 의혹들과 본질에 있어 동일하다”며 “검찰의 이익을 유지하고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인으로 서는 게 두렵고 무서운 일이다. 위증 부담도 있다”면서도 “진실만을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한동수 전 부장은 지난 재판에서 문제의 고발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동수 전 부장은 "고발장 내용 측면에서 윤석열 총장을 탄압받는 존재로 부각했고 배우자 김건희 주가조작·한동훈 검사의 채널A 사건이 무고하다는 내용이 담기는 등 당사자성이 강하다"며 "첫 번째 고발장 전달 이전에 손준성 당시 대검 수정관이 검찰총장 부속실 실무관과 메신저로 대화한 기록이 있다. 이런 중요 문서는 (윤 총장에게)대면보고해서 컨펌(확인)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한 전 부장은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은 (윤석열) 총장 지시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와 수사관이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작성 지시나 컨펌과 관련해 증인이 직접 경험한 게 있나”는 손준성 검사장 쪽 변호인의 질문에 “옆자리에서 듣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손 검사장 쪽 변호인은 한 전 부장의 ‘윤 총장 쿠데타’ 발언과 관련해서도 “개인적 의견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에 관한 것이라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한 전 부장은 2019년 10월 법무부가 검찰에 대한 감찰권 강화를 추진하며 임명된 인물이다. 2021년 10월 연임이 이뤄져 2023년 10월까지 임기였지만, 지난해 7월 “제대로 일하기 어렵다”며 검찰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