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모의 이슈진단] 후쿠시마 오염수 정화장치인 알프스(ALPS)의 성능을 믿기 어려운 이유들

ALPS 처리수를 바닷물로 희석하여 방사능 수치를 분석한다는 괴상한 논리
알프스 필터값만 년 500억 소요..30년 필터값만 1조4천억 이상이 소요
인공호수 등 바다 대신 저장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모색해야

양건모 | 입력 : 2023/06/26 [08:41]

▲ 후쿠시마 원전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 과정(자료=일본도쿄전력홈페이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논란 중의 하나는 오염수 정화장치인 알프스(ALPS)의 정화능력이다.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 ALPS)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거대한 기계라고 보면 된다. 가정용 정수기가 오염물, 중금속, 미생물 등의 불순물을 제거한다고 하면, 알프스(ALPS)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나온 64종의 방사성 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정화장치이다.

 

가정용 정수기를 사용할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데, 이는 정수기 기계 비용보다 주기적으로 갈아야 하는 필터 가격을 계속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시기적절하게 필터를 갈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경우 알프스가 하루에 1,000t을 정화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5를 정화하는 정수기 크기와 비교해 볼 때, 20만 배를 정화해야 하는 알프스는 대단한 크기일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얼마 전 모 교수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원전 방사능을 걸러내는 알프스는 방사능이 있으면 계속 반복해서 정화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 바 있다. 이것이야말로 과학적 오만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원전은 완벽하게 설계했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대규모 지진에 의해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되었다. 일본 자료 공개에 의하면 2011년 사고 발생 이후 알프스는 8차례 고장이 있었다. 20219월에는 방사능을 걸러내는 알프스 필터에 10여 개의 구멍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본도 알프스(ALPS)가 고장이 난 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한국의 교수가 알프스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성질은 아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만 원전 오염수에는 세슘, 스트론튬 등의 방사능 핵종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모래, 나뭇가지, 진흙 찌꺼기를 비롯해 여러 불순물이 들어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알프스(ALPS) 필터의 정화능력의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

 

▲ 오염수가 발생하는 구조(자료=일본대사관 제공)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이유로 인해 다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를 신뢰하기 어렵다.

 

첫째, 알프스 필터를 통해 방사는 오염물질이 걸러졌다고 하면서, 알프스를 통한 물을 그대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로 희석해서 측정한다는 것은 알프스 필터에서 방사능 오염물질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다.

 

다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는 일본에서 자체 개발된 것으로 일본에서만 사용되는 설비이다. 일본은 알프스 필터를 통해서 얻은 물을 그대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바닷물로 희석하여 방사능 수치를 분석한다는 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 일본이 알프스 장치의 필터를 통해 삼중수소 빼고 모든 방사성 물질을 거를 수 있는 획기적인 기계를 발명한 것이 사실이라면, 우려를 표시하는 각국의 과학자들과 환경단체, 어민들을 모두 참석시켜 방사능을 넣은 물을 알프스를 통해 정화하고,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방사능 수치를 분석해서 보여주면 알프스의 방사능 오염수 정화능력을 믿을 수 있다.

 

둘째, 일 년에 알프스 정화장치의 필터값만 500억 소용되고 30년 동안 알프스를 가동하면 필터값만 14천억 이상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 알프스를 운영하다가 몇 년 후에는 알프스를 가동하지 않고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수 있기 때문에 알프스 정화장치에 의존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일본에 시찰단으로 다녀온 유국희 시찰단장에 의하면, “일본 알프스 정화장치의 경우, 8000t을 처리한 후 주 1회 농도 분석에서 정화능력이 저하됐을 때 교체한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경우 하루에 1200t 정도 정화하기 때문에, 거의 1주일 간격으로 교체한다는 것으로 보여 진다. 방사능 오염물질을 정화하는데 사용하는 고비용의 필터 대신에, 일반 가정용 정수기 필터값으로 계산을 해도 8000t의 물을 정화하는데 사용되는 필터의 비용은 매주 10억 정도 들고, 1년이면 필터 비용만 500억 원이 소요된다. 현재 축적된 135만 톤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모두 방류하려면 30년이 걸리기 때문에, 30년 동안 알프스 정화장치를 가동하려면 14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액수가 크기 때문에 몇 년 알프스를 운영하다가 국제적 감시가 소홀해지면 일본에 축적하고 있는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그냥 방류할 수 있기 때문에 알프스 정화장치 사용을 믿기 어렵다.

 

셋째, 알프스 정화장치의 필터 비용보다 원전 오염수를 정화하기 위해 소요되는 인건비, 방사능으로 오염된 필터처리 비용 등의 소모성 부대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알프스 정화장치를 통한 원전 오염수 방류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여 년 동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모아둔 135만 톤 정도의 저장 탱크는 어마어마하다. 일본에 의하면, 알프스 정화장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 저장 탱크에 모아둔 원전 오염수를 알프스 정화장치로 옮겨 담아야 하고, 알프스 정화장치의 필터를 통과시킨 물에는 엄청난 바닷물을 끌어 올려 희석을 하면서 바다에 방류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거대한 저장 탱크에서 엄청난 원전 오염수를 알프스 정화장치에 옮기는 데도 인력이 필요하고, 일주일마다 알프스 정화장치의 필터를 교체하는 데도 인력이 필요하며, 알프스 정화장치를 통과한 물에 바닷물을 희석하는 과정에도 인력이 필요하다. 원전 방사능이 있는 곳에서 수많은 인력을 사용하려면 그 비용이 필터 교체 비용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더구나, 알프스 정화장치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필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데도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이처럼 소모성 비용 수조억 원을 30년 이상 지원해야 한다는 것은 일본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이든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을 비롯하여 원전 오염수 방류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기우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이 말하는 다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 정화장치가 정말 문제가 없이 완벽하다면 원전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참여시켜 하나하나 투명하게 제시하고 조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 어민들조차 반대를 하는 실정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대신에 후쿠시마에 있는 큰 호수를 원전 오염수를 저장할 수 있는 인공호수로 만들어 저장할 수도 있고, 바다 대신 저장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몇 년 후에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값싸게 방사능의 위험성을 제거할 방법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제2차 대전 이후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어렵게 쌓은 신뢰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훼손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신뢰는 축적하기는 어렵지만 깨지는 것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 양건모 민생당 인권위원장(보건학 석사/ 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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